2명이 1000인분 조리…열악한 노동 환경이 만든 ‘부실 급식’

2명이 1000인분 조리…열악한 노동 환경이 만든 ‘부실 급식’

 

 

서초구 중학교 ‘구인난’ 조리사 부족하자 반찬 수 줄여
노동 강도·폐암 발병률 높아…전국 학교서 738명 결원
근본적 해법 없이 ‘민간 위탁’ 논의…학생 건강권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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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카페에 올라온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한 중학교 급식. 육아카페 갈무리

 

 

 


지난달 한 인터넷 육아카페에 밥과 국, 반찬 한 종류가 담긴 식판 사진이 올라오면서 서울 서초구 A중학교의 ‘부실 급식’ 논란이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아이의 심한 장난 아니냐” “설마 그럴 리가 있겠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 A중학교는 급식을 조리할 인력이 부족해 반찬 수를 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급식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학생들의 건강권까지 위태롭게 한 사례로 급식노동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취재를 종합하면 A중학교는 지난달까지 조리실무사 2명이 전교생 1043명의 급식을 조리했다.

당초 조리실무사 정원은 9명이었지만 구인난으로 필요한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A중학교는 인력 부족으로 급식을 운영하기 힘들어지자 지난 3월 ‘학교급식 중단 위기에 따른 학부모 긴급 의견 수렴’ 가정통신문을 내기도 했다. A중학교는 ‘개인 도시락 지참’ ‘3찬 운영’ ‘외부 운반급식’ 등의 선택지를 주고, 수요조사 결과에 따라 반찬 수를 4찬에서 3찬으로 줄였다.

A중학교의 조리실무사 구인난이 심했던 것은 식수 인원이 많아 그만큼 노동강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A중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900명대였다가 올해 1000명을 넘겼다. 서울시교육청이 조리실무사 정원을 1명 늘렸으나 채우지 못했다.

A중학교 교장은 “채용되자마자 출근일이 되기도 전에 바로 퇴사하는 분들이 생기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계속 누적돼왔다”며 “노동력을 덜어드리기 위해 교육청으로부터 세척기기 대여비 예산을 받았으나 넉넉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가) 식수 인원이 많아 조리량이 많다 보니 선호도가 낮다”며 “학생 수가 적은 학교들도 사람을 많이 구하는 상황이라 그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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